전신질환과 치과질환

1. 전신질환과 치과질환 사이의 상호 관련성

구강은 내배엽, 중배엽, 외배엽의 서로 다른 기원으로부터 복잡한 발생 및 발육 과정을 거쳐 형성됨으로써, 구조적으로나 기능적으로 그만큼 복잡하고 다양한 비정상을 나타낼 가능성이 많다. 즉, 구강에는 구강조직 자체의 국소적 병소 뿐만 아니라 발생기원상 같은 기원을 가진 조직을 침범하는 질환의 여러 소견 가운데 하나로서 구강병소가 발생할 수도 있으며, 또한 전신조직에 영향을 미치는 여러 종류의 전신질환의

국소소견의 하나로서 구강병소가 발생할 수도 있다. 다시 말해 구강에 발생되는 많은 질환은 인체 각 부분의 병태생리현상에 의하여 크게 좌우될 수 있다. 따라서 구강에 발생되는 다양한 질환에 대한 효과적인 진단, 치료계획수립, 치료 및 예방을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해당 질환의 전신적인 배경이 검토, 분석되어야 한다.

과거에는 치명적이라고 여겨졌던 많은 전신질환들이 치료되고 노인인구층이 증가하면서 복잡한 의학적 관리를 받고 있는 환자가 점점 늘어나고 있으며, 더구나 전국민의료보험제도의 실시로 많은 잠재성 전신질환을 가진 환자를 접할 기회가 점점 많아 지고 있는 요즈음, 치과의사는 여러 종류의 전신질환을 가지고 있거나 그러한 병력을 가지고 있는 치과환자를 자주 접하게 되었다. 이제 치과의사는 환자의 아픈 치아를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아픈 치아를 가진 환자를 치료하게 되었다. 그러므로 모든 치과의사는 치과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환자에 대한 전신적인 의학적 배경을 포괄적으로 평가해 내야 함이 매우 중요해졌다. 성공적인 치과치료를 위해 치과의사의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치과치료를 시행하기 전에 독자적으로 또는 해당 전문의의 자문을 받아 환자의 전신질환상태 유무와 그 정도를 평가해 보아야 하며, 필요한 경우에는 해당 전문의에게 의뢰하여야 한다. 그리고 환자의 입장에서는 구체적인 치과치료를 받기 전에 현재 자신이 가지고 있는 전신질환상태에 관해 또는 과거의 병력에 관해 치과의사에게 자세히 알려야 한다.

2. 전신건강상태에 대한 평가 의의

환자의 협조 아래 포괄적으로 시행되는 환자의 전신건강상태에 대한 평가는 1. 환자의 생명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거나 또는 치과치료에 의해 합병되어 질 수 있는 잠행성의 전신질환을 가진 환자를 찾아 내는데 있어, 2. 치과치료 차원에서 처방된 약물에 의해 약효가 강화되어질 수 있는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를 찾아 내는데 있어, 3. 전신질환을 가졌거나 약물을 복용하는 환자에 대해 통상의 치과치료계획을 변경하는데 있어, 4. 환자가 가지고 있는 전신질환과 관련하여 자문의사와의 의사소통을 용이하게 하는데 있어, 5. 환자와 치과의사 사이에 좋은 관계를 정립하는데 있어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3. 전신건강상태에 대한 평가 과정

치과치료를 받고자 하는 환자의 전신건강상태에 대한 평가는 병력조사, 신체진찰(신체상태분류), 보조검사, 전문의사의 자문 과정을 통해 포괄적으로 이루어 진다.

(1) 병력조사

포괄적이면서도 간략한 환자의 병력을 조사하는 데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의 설문지를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며 실용적이다.

1) 당신은 내과치료를 받고 있습니까?  

2) 입원이나 수술을 받은 적이 있습니까?  

3) 어떤 약물을 복용하고 있습니까?   

4) 알레르기가 있습니까?

5) 심장질환, 고혈압, 류마티열을 앓은 적이 있습니까?

6) 당뇨병을 앓고 있습니까?

7) 결핵이나 다른 폐질환을 앓은 적이 있습니까?

8) 간염이나 다른 간질환을 앓은 적이 있습니까?

9) 출혈이상이나 혈액질환을 앓은 적이 있습니까?

10) 성병에 걸린 적이 있습니까?

11) 임신중이거나 수유중입니까? (여성인 경우)

이상에 기술된 11개 항목의 일반병력 이외에도 종합적인 치과치료를 받으려는 환자에 있어서는 치과병력을 보다 철저히 조사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치료시의 합병증, 마취의 종류, 복용했던 약물 등도 함께 기록한다.

(2) 신체진찰: 신체상태분류

치과환자의 신체상태분류는 미국 마취전문의사회에서 창안한 다음의 4가지 신체상태분류체계를 따르는 것이 실용적이다. 이러한 신체상태분류체계는 전신질환을 가진 치과환자의 치료변경을 위한 훌륭한 지침으로 사용할 수 있다. 즉 신체상태 1급은 전신질환을 가지고 있지 않은 건강한 치과환자로서, 특별한 치료변경을 요하지 않는 경우이다.

신체상태 2급은 경미한 전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치과환자로서, 가능한 치료치료가 주는 stress를 감소시키고, 의학적 자문을 수행함으로써 통상적인 치과치료를 할 수 있는 경우를 말한다. 신체상태 3급은 무력하지는 않으나 활동이 어느 정도 어려운 심한 전신질환을 가진 치과환자로서, 우선 의학적 자문이 필요하고, 치과치료를 위해서는 상당한 치료계획변경을 요하는 경우이다. 신체상태 4급은 활동이 어렵고 환자의 생명이 위태로운 심한 전신질환을 가지고 있는 치과환자로서, 치과치료는 최소한의 응급치료만을 시행하고 입원치료를 요하는 경우이다. 단, 이러한 신체상태분류체계는 수시로 변경될 수 있으며, 두가지 이상의 전신질환을 동시에 가지고 있으면 신체상태분류등급은 한 등급 높아진다.

(3) 보조검사

보조검사는 환자의 전신건강상태를 평가하는데 있어 최종단계이다. 치과의사는 각각의 적응증에 따라 적절한 보조검사 즉, 혈액검사와 뇨검사를 비롯하여, 박리세포학적 검사, 생체조직검사, 미생물학적 검사, 면역조직화학검사, 근전도검사, 영상화 검사 등의 보조검사를 처방하고, 그 결과를 평가하여 그 정도가 심한 경우 해당 전문의사에게 의뢰하여야 한다.

한편 환자가 어떤 질환의 전형적인 증후를 가진 경우에는 보조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시간낭비이므로 이에 대한 치료를 위해 환자를 해당 전문의사에게 의뢰하여야 한다. 그러나 그 증후가 전형적이지 않아 어떤 전신질환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해당 전문의사에게 의뢰할 것인지를 결정하기 위한 보조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또한 현재는 환자의 증후가 나타난 바 없지만 유전, 생활양식, 직업 때문에 특정 질환에 이환될 가능성이 높은 경우에도 역시 확진을 위한 보조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4) 전문의사의 자문

환자의 병력조사, 신체진찰(신체상태분류) 및 보조검사의 결과에 근거하여 필요에 따라 치과의사는 환자의 후속 진료에 관해 해당 전문의사에게 자문을 요청하거나 해당 전문의사에게 환자의 치료를 의뢰하게 된다. 이때는 전화를 이용하기도 하고 개별적 접촉 또는 서신으로 하기도 한다.

환자에 대한 치료가 긴급을 요할 경우에는 해당 전문의사에게 전화로 자문을 요청함으로써 적절한 정보를 얻음과 동시에 치료를 수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경우에도 치료 후 즉시 치과의사는 해당 자문의사의 확인을 요청하는 서신을 보내야 하고 의사로부터의 회신은 환자의 차트에 부착하여야 하며, 이렇게 함으로써 법적 서류의 효력을 발생하게 된다.

치과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환자에 대한 전신적인 의학적 배경을 포괄적으로 평가해 내야 할 대상이 되는 전신질환과 정밀한 의학적 관리를 요하는 경우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주로 많이 경험할 수 있는 당뇨, 고혈압, 출혈성 장애, 신장 질환, 항암치료, 임신 및 수유로 제한하여, 이러한 상태와 치과치료에 관해 살펴 보고자 한다.

근거: 2000 구강보건주간(6월5일~6월11일)보도자료(대한치과의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