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지수
지갑이 열릴 시점이 되었다
새 문자메시지가 지갑으로 들어갔다
교정지부이사회는 항상 털보네 식당에서 열린다
회비도 준비해야 한다
얇아진 지갑을 채울 때가 되었다
안쪽을 열었더니
카드-마스터카드, 오케이 케쉬 백, 온누리 일식 쿠폰, 마눌님 사진, 주소록 라미네이트-병원 가족, 체조협회, 치과의사협회, 용암초 31회, 주민등록증, 광주 천진암에 있는 얼굴 박물관 가는 길 메모, 던킨도너츠 커피 5+1 쿠폰, 문자메시지 2개, 부재중전화 3
그리고 만 7천원이 이불 속에 들어가는 잠자리처럼 편케 구부려 있다
오늘 이 카드를 긁어 쏘고나면
행복해지는 순간 뒤
또 채워넣어야 하는 잔해
나는 지갑을 꼭 왼쪽 뒷주머니에 넣고 단추를 채운다
엉덩이를 반쪽이라도 보호하기 위해서다
지갑 열 일이 많은 날
기분 좋게 또 긁자 가려운 곳을 해치우듯이
그러자
찌리릭 찌리릭 싫은 잔소리 인쇄되는 소리가
행복지수를 낮춘다
지갑 속의 마누라는 웃으며
날 카드처럼 잘 챙기세요! 알죠?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