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기념일
일 년 동안은
구름 사이로 빠져나온 빛처럼 얕고 분명하게
천왕봉을 밑에 두고 소리치는 굿당의 열기와 같이
육구만달의 무지개 빛 풍성한 속살로 차서
맨드라미처럼 두툼한 모양으로 낮게 부대끼며
고암(顧庵)이 풀어 낸 군상들의 사연처럼 같은 색으로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