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창조와 심판 |
| 관리자 | 2012/09/01 07:02:30 |
창조와 심판
태초부터
심판하기 위한 창조는 분명 없었다
창조가 없었다면
왼 종일 룰루랄라 할 듯 한 천국이나
징글맞게 못생긴 이들 만이 불구덩이에 박히는
지옥도 없었을 것
창조와 심판을 하는 바티칸
인간들이 떼거지로 몰리는 광장과
위대한 작품들이란 모조리
착한 이들에게만
빠르게 아님 모르게 경고하는
사천왕상 같은 교만제거제지 않더냐?
어떤 이는
40대에 천장에다 창조를
60대에 벽에다 심판을 올려놓고
계시는 여기서 완성이라는 듯
시스티나 성당 바닥에서 통곡하고 있었어
우린 모두
결국 삶 아니면 죽음
바로 그것인 생명들
그것들의 앞과 뒤를
조금 더 자세히 해석한 경전 앞에선
아는 듯 신기해하는 연기를
썩 잘했어
그래도 양심이 있어서 였나
뜨끔했던 것은
영광을 신께 돌린 왕고집쟁이의
고백인 가죽 벗겨지고 늘어진 자화상
목숨처럼 제한시간이 다 되어서
돌아오는 길에
다시 오기는 힘들 것 같아서
메모를 남기고 왔어
‘가슴에 묻을지언정 자식을
심판할 수는 없으니 심판은
이것으로 끝내 주실 거죠?
본래 당신은 심판할 정도로 잔인하지는
않으시잖아요?‘라고
추신하고는 욕심 많은 인간이라고 썼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