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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하는하루
삶-이런 소원으로
관리자 | 2013/12/31 01: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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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런 소원으로

 

슬퍼 죽도록 간절하게 이 세상이 꼭 붙어서 살고 싶소이다

 

속이 시꺼멓게 타도록 사람들과 부대끼며 천천히 살고 싶소이다

 

꼭 있을 것이라 믿고 영원이라는 동네에 가도록 오체투지의 기도를 드리며 살고 싶소이다

 

밑바닥부터 살아온 인생처럼 세상 무서운 것이라고는 없는 거침없는 파도처럼 살고 싶소이다

 

사랑이라면 펌프처럼 솟아나는 아드레날린을 먹고 소비시키며 뜨겁게 살고 싶소이다

 

깊은 밤 절절하게 아픈 가슴을 안고 슬프게도 시리도록 올라오는 저녁달을

가슴 속 깊이 빠지지 않도록 박아놓고 천천히 밝히며 살고 싶소이다

 

얕게 흐르는 냇가에서 정신없이 먹이만 찾고 있는 백노처럼 한 곳만 보고 살고 싶고이다

 

어제처럼 한 통의 전화도 없는 무소식이 희소식인 그런 평안한 날을 살고 싶소이다

 

엘가의 사랑의 인사, 마지막 음절처럼 조용히 가늘 게 그리고 부드럽게 살고 싶소이다

 

아버지가 보고플 때가 있어도 울지 못하고, 찾아보지 못하고, 멍하니 하늘만 보는 불효자의 표피를 벗는 그런 삶을 살고 싶소이다

 

행복이 무엇인지 모르지만 그냥 오늘 하루 최선을 다하는 우직한 날을 살고 싶소이다

 

왠지 늙어서 편안하고 곱게 주름잡힌 늙은이로 살고 싶소이다

 

세월이 갈수록 누군가에게 더 깊숙히 의지하여 살고 싶소이다

 

내 자신에게도 그리고 남에게도 잘해주며 (웃으며), 양보하며 큰 형처럼 여유롭게 살고 싶소이다

 

시험보는 꿈을 꾸지 않으며 편한 잠을 자는 인생을 살고 싶소이다

 

힘없이 늘어진 화분에 물을 주니 빳빳하게 서 있는 저 녹색의 생명처럼

싱그러운 젊음으로 살고 싶소이다

 

오늘은 나락으로 슬퍼도 석굴암에서 본 동해의 해처럼 숨가쁘고, 피끓게 살고 싶소이다

 

4월에 때 아닌 추위가 왔는데도 깨끗한 햇빛의 잔치가 오묘한 그런 긴장된 하루를 살고 싶소이다

 

베토벤이 50살이 되기 그해 전에 쓴 피아노 소나타 29번처럼 깊고, 성숙되며 끝날 것 같지 않는 깊은 4악장의 탄탄함으로 살고 싶소이다

 

문상 다닐 때마다 죽음이 생각보다 가까이 있음과 너나 나 모두에게라는

단지 시간차를 두고 뿐이니 가볍게 버리고 살고 싶소이다

 

먼저 남의 입장에서 한 번 더 생각하고, 행동하는 철들은 어른으로 늙어가고 싶습니다

 

비가 오면 흥분이 가라앉는 그런 영양제로 살고 싶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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