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원본을 만나다 |
관리자 | 2017/05/01 23:45: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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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 원본을 만나다
수녀가 된 막내딸을 내수성당에서
빨강 양말 신고 매주 만났을지,
그림과 달리 자식 농사는 맘처럼 안 되던가요?
물어 보고 싶었다
그리곤 2001년 죽은 운보를 지나쳤다
조용한 청원(淸源), 겉이 큰 미술관
시련처럼 성형을 많이 한 그곳에선
목련과 개나리가 있어, 계절은 봄
복잡하니 늘어놓고 보라는
혼이 펄펄 날뛰는 전시실
평생 낳은 새끼들 중 일부분이지만
‘태양을 먹은 새’가 발사 준비를 하고 있다
맨발로 그의 침실을 걸은 후라 그런지
새를 품고 사는 나에겐
원본보단 책에서 첫 대면한 배부른 새가 더 끓는다
꿈꾸며 붉게 타는 또 다른 새를 그리며
영원히 퍼덕거리는 몸짓으로
끈질기게 살아야 하는 나,
붉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