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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상식
우리나라 장애인 구강보건 현실
미소가 | 2011/09/06 16:10:56
 

 우리나라 장애인 구강보건 현실


장애인 구강보건 복지제도의 필요성

 

 


최근 방송이나 언론 매체를 통해 장애인의 삶과 또 장애인을 돕는 사람들의 따뜻한 이야기가 많이 소개되고 있다. 장애인을 위한 행사도 많아졌고 장애인 복지에 대한 목소리도 커졌다.


그러나 아직도 우리 사회에서의 장애인은 '장애인으로서의 삶'을 벗어나기가 어렵다. 그것은 행정당국이나 제도적 책임이기에 앞서 일반적으로 장애인은 '불쌍한 사람'이고 도움을 받아야 하는 '나보다 열등한 사람'이라는 인식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장애인 구강보건'이라는 말은 조금은 호사로 들리고, '뭐, 그렇게까지 할 필요가...' 하는 마음이 앞선다. 또, 장애인과 보호자 스스로도 일상에서 겪는 많은 어려움 때문에, '구강보건 쯤이야' 하는 식의 태도가 되기 쉽다. 어쩌면, 장애인의 구강보건은 국민 전체의 복지와 번영을 생각하면, 가장 사소하고 하찮은 부분일 수도 있다. 하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그렇기 때문에 가장 소홀히 되기 쉽고 소수의 고통은 무시되고 말 것이다.


실은, 장애인 전체의 구강보건에 대해 이야기하기란 참 어려운 일이다. 왜냐하면, 장애를 갖고 있다고 해도 '장애인'이라는 특정 집단으로 획일화될 수도 없고 '장애를 갖고 있는 개개인'의 처한 여건도 다르고 겪는 어려움도 다양하기 때문이다. 단지, 장애가 있는 여러 경우에 구강보건이 유지되고 향상되기 어려운 점은 무엇이고 개선방안은 없는지 살펴보는 정도가 될 것이다.



장애인의 구강건강 향상에 걸림이 되는 요소들


다른 질병과 마찬가지로 치과질환도 적절한 예방과 조기치료가 건강한 구강상태를 유지하는데 필수적이다. 게다가 치과질환은 이러한 관리가 안 될 경우에는 진행이 멈추거나 저절로 낫는 일이 거의 없고 평생에 걸쳐 계속적으로 나빠지게 된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장애인들의 구강건강 상태가 향상되기에는 여러 가지 걸림이 되는 요인들이 있다.


이 가운데 제일 먼저 생각할 수 있는 것이 태도적 장벽이다. 다시 말해서 장애인과 보호자, 치과의료인, 사회구성원 전체가 장애인 구강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하지 못하고 준비가 안 되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뇌성마비 장애인과 그 보호자는 아이가 걸을 수 있게 되는 것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물리치료에 모든 노력을 쏟게 된다. 이러한 경우, 실은 적절한 구강건강과 식사훈련을 통한 영양 섭취가 필수적이라는 생각을 하고 자발적으로 조기에 치과를 찾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 또, 많은 경우, 치과의사들은 자신의 진료실에서 장애인 진료를 기피한다. 그 이유는 치과교육을 받는 동안, 또는 치과의사가 되고 나서도 장애인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훈련과 경험의 기회가 없어서 막연한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설사, 치료를 시도한다고 하더라도 간단한 응급처치만 하고 대학병원으로 보내는 경우가 많이 있다. 그렇게 하다보니 장애인들은 대학병원에서만 치료를 받을 수 있는 것으로 인식이 되어 치과치료의 기회가 더 제한되곤 한다. 다음으로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 물리적인 걸림이다. 장애인 복지를 말할 때 누구나 쉽게 생각하는 것이 휠체어 이동시설이나 시각 장애인을 위한 점자 안내이다.


거주지 가까이 있는 치과를 보면 대개는 상가건물 2.3층에 있고 엘리베이터 같은 이동시설이 없는 곳이 많다. 또, 치과내부도 각종 기계들이 있어서 이동에 불편이 있을 수 있다. 이와 같이 치과를 방문하고 치료를 받는데서 느낄 수 있는 물리적인 장벽도 있지만 구강위생관리를 하는데도 물리적으로 어려울 수 있다. 즉, 손동작이 자유롭지 못한 경우에는 위생상태가 나빠져서 구강건강이 안 좋아질 수 있다. 한편, 여러 가지 장벽 가운데 어쩌면 가장 큰 걸림이 될 수도 있는 것이 경제적인 장벽이다. 치과진료의 많은 경우가 보험이 적용이 되고 있지만 구강상태가 심하게 악화된 경우에는 진료비 부담이 커지게 된다. 또, 가족 중에 장애인이 있는 경우에는 장애인의 경제 능력이 제한될 수도 있고 또 보호자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에는 보호자의 경제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 그리고 특수교육이나 재활치료에 많은 비용이 들기 때문에 치과진료비도 부담이 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비장애인들도 마찬가지이지만 구강보건이나 치과적 관리에 동기부여가 잘 되지 않는다는 점을 생각할 수 있다. 예로부터 이 없으면 잇몸으로 산다든지 이가 상하고 없어지는 것을 자연스러운 노화과정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이 있다. 특히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구강건강이 소홀하게 인식될 수도 있고 증상이 있더라도 밖으로 드러내기보다는 참을 수 있을 정도면 그대로 지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리고 중요성을 알고 있으면서도 행동을 옮기기까지는 동기부여가 어려운 경우가 많이 있다.



우리나라 장애인 치과의료 현실


이와 같이 장애인 구강보건 향상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걸림이 되는 요소가 있고 또 다양한 해결 방안이 요구되는데 실제 우리 나라의 장애인 치과의료 현실은 어떠한가. 사실, 우리 나라의 전반적인 장애인 복지가 비장애인의 사회 경제적인  삶의 질과 비교해 볼 때 너무도 열악하다는 것은 조금만 관심이 있다면 알 수 있다.


치과 영역도 마찬가지로 다른 치과영역은 국제적으로 최첨단의 재료와 기술이 신속하게 보급되고 있고 이러한 새로운 기술을 배우기 위해서 치과의사들은 끊임없이 공부하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뜻이 있는 치과의사들이 장애인들을 치료하기 위해서 공부를 하고 정보를 교환하고 싶어도 그러한 기회를 만나기가 쉽지 않다. 또, 우리 나라 장애인 구강보건 복지제도는 미미한 현실이어서 단지 장애인 단체나 특수학교 또는 복지관 등에서 자원봉사 치과의사의 손을 빌어 주말이나 점심시간을 이용하여 간단한 진료를 하는 정도이다.


간혹 언론에서는 이러한 봉사를 칭찬하며, 장애인 구강보건은 치과의사의 봉사와 헌신으로만 향상될 수 있는 것으로 보도한다. 물론, 이러한 분들은 칭찬 받고 존경받기에 마땅하다. 그러나 아무런 제도적인 뒷받침 없이 봉사에만 의존하는 것은 장애인 구강보건 향상을 위한 노력과는 상반된다. 왜냐하면, 장애인은 봉사의 대상이 아니고 제도적 개선으로 충분히 해결될 수 있는 문제를 안이하게 방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봉사에 의존하다 보면, 시술자는 진료에 대한 책임감도 줄어들고 환자들은 보다 복잡한 진료는 받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물론, 현실적으로는 그러한 진료도 고맙고 다행스럽다. 그러나 계속적 관리가 요구되는 치과질환은 일회성 봉사로는 관리될 수 없을 것이다.


한편, 장애인들은 가까이 이용할 수 있는 치과를 찾지 못하고 무조건 대학병원으로 가는 경우가 있다. 사실 장애가 있다고 해서 모두가 대학 병원의 진료를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닌데도 환자들은 대학병원으로 가서 몇 달 씩 기다려서 한 번 진료를 받고 나면 사후 관리를 위해 또 다시 치과를 찾는 것이 어려운 형편이다. 의료수급을 원활하게 하려면 1차 의료기관인 개인 치과의원에서 많은 환자들을 소화해야 하는데 아직은 저변확대가 되지 않은 상태이다.


최근에 몇몇 치과의사들이 장애인 진료에 관심을 갖고 자신의 진료실에서 장애인 진료를 하기도 하지만 제도적 지원이 없이 개인적으로 그 일을 감당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다. 예를 들어, 치과 치료 시 협조가 어려운 장애인을 진료하려면 다른 환자보다 두 배, 세 배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데도 거기에 대한 보상은 전혀 없고 오히려 사회적인 그릇된 인식으로 인하여 다른 환자들이 기피하게 되기도 한다. 일본의 경우, 장애인을 진료했을 때에는 보험금 가산제도를 적용하여 환자에게는 부담이 가지 않게 치과의사에게는 어느 정도 보상이 되는 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구강보건 향상을 위한 다양한 측면의 고려


장애인이라고 해서 반드시 특별한 치과진료가 필요한 것은 아니다. 단지, 어떤 장애로 인해서 치과진료를 받고 구강관리를 하는데 어려움이 있다면 이를 조금 더 고려해서 진료하고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리가 불편한 경우 치과진료를 받는 것이 아무런 어려움이 있을 수 있지만 만일 휠체어를 사용한다면 휠체어를 이용한 접근이 편리한 곳에서 진료를 받는다면 물리적인 장벽을 최소화 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이동의 불편함은 전혀 없다 하더라도, 치과 공포가 심한 정신지체 장애가 있는 경우에는 치료 시 협조를 유도하는 진정요법이나 전신 마취를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일반적인 치과진료는 가능하지만 일상의 구강위생관리가 어려울 정도로 손이 불편하다면 이를 위해 보조 위생 기구를 사용하면 보다 효과적인 관리가 될 수도 있다.


장애가 심해 외부 출입이 어려운 재가 장애인의 경우에는 이동식 치과장비를 사용한 방문진료도 고려해야 한다. 장애로 인하여 경제능력이 상실된 경우라면, 국가는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민간 단체는 후원제도를 개발하여 환자의 진료비 부담을 줄여야 한다. 이와 같이 장애가 있는 환자를 진료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측면에서 장애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치과진료가 필요한 것이다.



장애인 구강보건 향상을 위한 노력   


한편에서는 장애인만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치과병원이 생기면 모든 문제가 해결될 듯이 말하기도 한다. 물론, 장애인 전문 치과병원은 필요하다. 그러나 동네 치과에서도 장애인을 진료하여야 한다.


앞서 언급하였듯이 치과의사가 조금만 배려하고 준비하고 장애인 스스로가 선입견을 갖지 않는다면, 대부분의 장애인은 가까운 치과에서 진료를 받고 계속적인 관리를 할 수 있다. 일반 치과에서 치료가 불가능한 경우에만 장애인 전문 치과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이러한 전문기관에서는 특수진료뿐만 아니라 전문인을 양성하고 정보교환의 기회를 제공하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치과대학과 치위생과의 교과과정에 장애인 진료에 대한 경험을 가질 수 있는 교육이 포함되어야 하며 치과의사들의 보수교육도 필요하다. 장애인 복지가 발달된 선진 사회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정부와 학교가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운영되어 자원하는 많은 치과의사와 치과위생사들이 참여하고 경험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하며 정부는 이러한 프로그램을 제도적으로 재정적으로 지원한다.


장애인 구강보건의 향상을 위해서는 어느 한편의 일방적인 노력과 일회성 개선으로는 불가능하다. 치과계는 교육과 전문성 향상의 기회를 가짐으로 준비가 되고, 정부는 제도적 지원책을 마련하고, 장애인과 보호자 스스로가 구강보건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치과치료와 구강보건 관리에 동기부여가 되어야만 가능할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함께 사는 세상을 만들어 가고자 하는 사회 전반적인 노력이 선행되어야 이러한 모든 것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근거: 2000 구강보건주간(6월5일~6월11일)보도자료(대한치과의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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