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리자 | 2011/08/06 06:25:19 |
(10월 20일)는 간(肝)의 날이었습니다.
간은 우리 몸을 늘 일정하게 유지하도록 지켜주는 장기로 웬만큼 나빠지기 전에는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침묵의 장기’로 불립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선 간암으로 인한 희생자가 너무 많습니다. 전체 암 중 세 번째(남성 2위, 여성 4위)로 사망자가 많으며 매년 1만 명 이상을 희생시킵니다. 간암은 병이 아주 깊어질 때까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침묵의 살인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인 것은 간암은 오랜 시기 간염으로 간에 손상을 받아 온 사람에서 주로 생기기 때문에 예측과 예방이 가능하고, 조기에 발견을 하면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겁니다.
또 영상진단기술의 발전으로 작은 간암도 정확하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수술과 비수술적 치료기술도 많이 발전했고 간이 많이 나빠진 환자에게는 간이식도 가능해졌습니다. 하지만 아직도 상당수의 간암 환자가 연 2회 정기적으로 검사를 받아야 하는 사실을 모르고 지내다 증상이 나타난 다음에 의사를 찾습니다.
간암이 진행된 상태인 환자도 포기해서는 안됩니다. 아직 만족스러운 정도는 아니지만 여러 치료법의 개발로 생존기간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습니다. 또 간암에도 새로운 항암제가 등장했습니다. 지금까지 간암은 효과적인 항암제가 없어서 ‘고아 암’이라고 불렸는데 고아 상태에서 벗어나게 된 것이죠. 암 부위만 공격하는 표적항암제인 새 치료제(상품명 넥사바)는 대규모 임상시험을 통해 효과가 검증됐습니다. 모든 환자에게서 암의 크기를 획기적으로 줄이지는 못하지만 생존기간이 의미 있게 향상된다는 사실이 확인된 것이죠. 일부 환자에게는 드라마틱한 결과가 나타나기도 합니다. 여기에 자극 받아 여러 제약사가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어 언젠가 ‘희망의 빛’이 비칠 것을 기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간암을 치료하는 의사로서는 신약의 약값이 비싸다는 점이 고민입니다. 간암 환자들은 대부분 만성간질환을 오래 앓아서 사회적 활동제약과 경제적 어려움이 있습니다. 그런데도 이 약에 보험적용이 안돼 의사들이 선뜻 권하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국가적 배려가 필요하리라 생각됩니다.
거듭 강조하지만 침묵의 장기인 간에 대하여 미리 관심을 가져야 침묵의 살인자를 피할 수 있습니다. 만성간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는 꼭 연 2회 간암조기 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간암이 오기 쉬운 분들이 이 건강편지를 읽고 예방, 관리법을 지켜 간암으로 인한 희생자가 한 명이라도 줄 수 있게 되기를 기도하겠습니다